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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1 당신이 있어 진정 행복했습니다

당신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5공 청문회을 중계하던 TV화면 속에서 였습니다.

다소 촌스러운 첫인상의 당신은 그 촌스러운 인상에도 불구하고 퍽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과격해보인다는 평가가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TV에 잡힌 당신은, 당신의 책상 위에 맞잡은 채 놓여있던 그 손은, 5공 수괴와 잔당들의 뻔뻔함에 대한 분노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와중에 학살당한 열사들의 억울함에 대한 연민으로, 부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비록 TV화면 속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 당신의 진정성은 내 마음을 적잖이 흔들어 놓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때의 그 진정성은,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남아 "언젠가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다짐을 공고히 하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후 당신을 두번째 본 것은 2002년 대선 유세현장에서 였습니다.

그 사이 당신의 소식을 간헐적으로 듣기는 했지만 당신은 항상 원외였고 비주류였기에 그 소식은 희미하기만 했습니다. 부산에서 다시 원내진출에 실패하고 노사모가 만들어졌을 때, 그곳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살기가 팍팍해 활동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국민은행에서 현금서비스 받은 50만원을 당신 후원금으로 내놓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더 없이 가볍고 행복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유세 마지막 날 당신은 선거유세를 종로에서 했고 그때 저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마침 회사도 그 근처라 아주 가까이에서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굴은 예전보다 한결 원숙하고 세련되었습니다. 표정 또한 넉넉해졌습니다.

그날 이후 당신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던 조중동에 휩쓸린 사람들은 당신 욕하기를 국민스포츠하듯 즐겼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같은 편으로부터도 욕을 얻어먹으며 봉하로 낙향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일년 남짓, 당신은 "사람사는 세상"을 등지고 저 세상으로 떠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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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대통령으로 전혀 인정할 마음이 없었던 저들은 당신의 유서도 이렇듯 날조하고 국민들의 눈과 귀와 입을 막고 있습니다.

세상은 앞으로 가는데 우리는 뒤로 가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도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저들은 조작된 통계치로 과대망상에 가까운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이 세상에 없습니다. 당신 살아 생전 가족과 함께 봉하에 가고 싶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습니다. 봉하에서 당신의 얼굴을, 이제 온화하게 늙어가는 그 촌부의 얼굴을 가슴에 담아오고 싶었습니다. 이제 봉하에 가도 당신을 한줌 재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당신은 떠났지만 당신과 공유했던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 촛불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노무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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