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 일주일 뒤 분당 집에 도착하여 읽지못한 일주일 치 신문을 한데 모아서 펴들었다. 신문은 날짜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온통 대통령 서거 기사로 넘쳐나고 있었다.
노무현의 인생 역정부터 시민을 비롯한 각계의 반응 그리고 끝없는 조문행렬과 분향소 스케치 등.
TV 역시 신문과 비슷한 레퍼토리로 온통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TV화면이 울음을 터뜨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비출 때마다 의아스럽고 혼란스러웠다. 저들은 이른바 『노무현 씹기』를 국민 오락처럼 아무런 거리낌없이 해대던 그들과 동일한 인물이 아니던가.
이라크 파병이나 한미FTA 추진 그리고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실책으로 여겨지는 그이 정책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의 솔직한 화법이나 꾸미지 않은 돌출 행동 등에 대해 대통령 자격 운운하던 조중동을 비난하지는 못할 망정 그에 동조하며 웃어대던 바로 그들과 그의 부재에 슬퍼하며 울어대는 지금의 이들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정녕 이해하기 어렵다.
『노무현 씹기』에 기꺼이 동참했던 이들과 TV화면 속에서 오열하는 저들이 동일한 인물이 아닌가?
정말 궁금하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며칠 전 대구와 부산 출장을 갔었다.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탔더니 택시 기사는 역시 그를 비루한 놈, 마누라 뒤에나 숨는 비겁한 놈으로 침을 튀기며 매도하고 있었고 이와 흡사한 반응을 나는 경상도 여러 곳에서 목격한 바 있다.
지금 그들이 노무현의 부재를 보며 어떤 표정일지 정말로 궁금하다.
노무현은 이제 비겁한 놈에서 장한 놈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을까?
아니면 책임을 모면하려 죽음을 택한 더 비겁한 놈으로 다운 그레이드 되었을까?
그들의 반응 그리고 그들의 심리상태가 정말로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