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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법정하기

2009/05/13 22:36

수 년 전부터 농법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장래 귀농을 한다면 어떤 농법으로 농사를 지을 것인가 하는 고민인데, 이는 미리 도시에서도 관련 정보를 어느 정도까지는 얻을 수 있는 사항이라 게으름 피우지 않고 부지런히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물론 이런 식으로 얻어들은 정보라는 것이 직접 땅을 갈며 익히는 정보가 아닌 까닭에 그야말로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래도 사전 정보 부족으로 농사를 망쳤다는 자책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 많은 정보를 기웃거렸고, 그 중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농법을 몇년 전에 발견했다.

이름하여 <태평농법> 

<태평농법>의 대원칙은 "무경운, 다모작, 건답직파"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언뜻 들어서는 간단할 것 같지만 현재 널리 시행되고 있는 관행농법에 비추어 볼 때 이 원칙은 거의 혁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무경운 

    경운이라는 말은 경작지를 간다는 말로 현재의 널리 시행되는 관행농법에서 경운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태평농법은 경운을 하지 않는다. 여기서 무경운이라는 것은 기계 등 물리적 방법으로 논밭을 갈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태평농법은 흙 속 미생물에 의한 생태적이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경운을 한다. 관행농법에서 행하는 기계식 경운은 화산재 토양인 일본에 적합한 것으로 화강암 토양이 대부분인 우리의 토양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과거 선조들이 경운을 할 때에도 지표면만 살짝 뒤집는 정도에 그쳤지 지금처럼 깊게 땅을 뒤엎어놓는 농법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깊게 경운할 경우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자생초 씨앗이 햇빛 아래로 나오게 되어 논밭이 온통 자생초밭이 될 것이고 그걸 없애느라 또 많은 농약과 수고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 다모작
다모작을 하게 되면 가장 염려되는 점이 연작에 의한 피해라고 한다. 즉, 동일한 작물을 연이어 재배할 경우 미처 분해되지 못한 앞 작물의 섬유질이 논밭에 남아있어서 이어 심은 작물의 생장에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태평농법의 경우, 서로 보완하는 작물을 연이어 심음으로써 연작피해를 방지하고 있단다. 벼 그리고 보리와 밀을 연이어 심을 경우 연작 피해가 없다고 한다.
  • 건답직파
직파는 종자를 모종을 하지 않고 직접 논밭에 뿌린다는 의미이다. 거의 모든 관행농법이 모종을 해서 이를 다시 논밭에 옮기는데 태평농법은 그냥 마른 논밭에 직접 씨를 뿌린다. 모종과 이앙 등의 수고로움이 전혀 필요없게 된다.

수십 년 동안 태평농법을 연구해오신 이영문 님은 자신의 농법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몇 권의 책을 내시기도 했다. 직접 여쭈어본 것은 아니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출판하신 것은 모두 4권이 아닐까 싶고 몇 년에 걸쳐 이 책을 모두 모아 암기하듯 수차례 읽었다.

이 중 2권은 품절이라 시중에서 구하기가 어렵고 2권은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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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흙 속에 있다 1999년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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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 2001년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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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이가 전하는 태평농 이야기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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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  2007년

워낙 글을 쉽고 명쾌하게 쓰셨기 때문에 이해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으며, 태평농법 전반에 걸친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태평농법의 당위성이나 필요성 그리고 평소 농사를 지으며 마음에 담아두었던 자연, 인간 그리고 사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으셨다. 태평농법 자체의 기술적인 궁금증은 홈페이지의 Q&A를 참조하시면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말로는 쉬운데 막상 20여 평의 드넓은(?) 실험용 밭을 앞에 하고 보니 암담하기 그지 없다. 더군다나 태평농법은 농사의 시작은 가을이라고 너무나 강조했는데, 이런 지금의 계절은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태평농법 홈피에서 자문을 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