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도 보이던 제비들이 이젠 비행연습도 끝내고 독립해 나갔는지 아예 이웃집 처마 밑 자신들의 둥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제비들의 안부가 궁금해 그 이웃집 앞을 지날 때마다 일부러 둥지를 찾아보곤 하는데 주인을 잃은 텅 빈 둥지 뿐이다.

그 이웃집 주인은, 암컷이 비명횡사하는 바람에 졸지에 홀아비가 되어 네 마리 새끼를 다 키워낸 수컷 제비가 목하 새로 열애 중이니 조만간 또 새로운 새끼들이 나올꺼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간혹 1년에 2차례 알을 까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종일토록 새끼를 위하여 끊임없이 벌레를 잡아와야만 하는 그 노고를 또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본능에 충실한 그 행동이 대견한 듯도 하고 측은한 듯도 하고.
아마도 리처드 도킨스는 동물들의 이런 무모하고 도무지 무계획적인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어 <눈먼시계공>을 지은 것은 아닐까.
어쨌든 그런 생각을 설핏 하고 있을 때 마침내 한나라당이 언론법을 강행 처리했다는 보도가 올라왔다.
Deja vu.
그 보도를 접하자마자 머리에 떠오른 것은 바로 이 단어였다.
영삼이 노동법을 강행처리한 뒤 얼마못가 IMF를 초래하며 국가를 부도내고 야당에게 정권을 넘겼듯, 저들은 언론법을 강행처리한 뒤 부풀대로 부풀어오른 버블을 터뜨리며 한국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마침내 야당에게 정권을 넘길 것 같다는 이 예감은 무엇일까?
역사는 아프게 반복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기다려야겠다.
